토르 : 러브 앤 썬더 (Thor: Love and Thunder2022)
감독 :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테사 톰슨, 크리스찬베일 등
토르 3의 흥행성공, 그리고 토르 4의 귀환
토르 2탄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기에 사실 3탄에 대한 기대는 많이 없었다. 그러나 토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인해 3탄이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갔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너무 재밌게, 내가 알고 있던 마블의 분위기로 돌아온 토르에 환호를 했었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OST는 영화를 보는 내내 흥을 더해줬고 작정하고 멋있게 뽑아낸 캐릭터들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무리 후 분명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결말에 대해 말이 많았었는데 나 역시 그러했다. 캐릭터들의 특성도, 그리고 내용 자체도 이건 아니야 라는 말이 나왔었다. 오랜 시간을 봐오고 기다려왔기에 더욱 아쉬웠고 한창 때의 마블 영화의 분위기가 그리웠었다.
그런 와중에 토르 4의 개봉 소식이 알려졌고 토르 3과 같은 감독이 연출을 한다고 하니 그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예매일자가 되자마자 예매를 하고 늦은 새벽 CGV 아이맥스관을 찾았다. 입장시간을 기다리며 아이맥스 관 앞에 앉아있는데 이전 회차를 관람한 관객들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이때 이미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심야시간이라지만 개봉한지 이제 하루 지난 영화인데, 아이맥스관인데 관람객이 이렇게 적다니? 퇴장하는 통로가 다른 곳에 또 있는건가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내가 본 관람객들이 이전 회차를 관람한 관람객 전부였었다.
토르 4의 기대가 너무 과했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 기대가 너무 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사람의 촉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는 것이 이미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사막과 오아시스가 보일 때 이미 나는 내가 보고 있는 영화가 토르 맞나? 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의 말로는 여태까지 자신이 연출했던 영화중에 가장 최고라고 자부했다는데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글로 설명하자면 엔드게임 이후 지구에 새로운 아스가르드가 생겨났고 토르2 다크월드 이후 헤어졌던 제인 포스터와 다시 만나게 된다.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이 제인 포스터는 마이티토르라는 이름으로 토르의 여성버젼으로 나온다. 이렇게 토르와 제인, 그리고 발키리와 크로그와 함께 신이라는 존재들을 죽이고 다니는 악당을 처단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간략한 설명으로만 봤을 때는 잘 만들면 참 재밌는 영화가 나오겠구나 싶은데 이 영화는 이런 기대를 싹 저버렸다. 제인이 마이티토르가 되는 이유과 과정은 애초에 싸그리 날려먹고 영화를 찬찬히 보고 유추하고 이해해야만 알 수 있게 해놓은데다가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한다.
묠니르를 들면 장수하고 건강해진다고 했으면서 시간이 갈수록 죽어가는 제인도 이상하고 애초에 묠니르를 들 수 있는 존재 자체가 희귀하다는 설정이었는데 제인은 너무 쉽게 휘두르고 다닌다. 새로운 아스가르드의 왕이 된 발키리는 제 입으로 싸우고 싶다고 함께 따라나서더니 딱히 눈에 띄게 아픈 곳도 없으면서 병원에 들어가서 누워서도 아니고 아주 편안하게 걸어다니며 본인은 못 싸우겠으니 알아서 아스가르드 아이들 구해오라고 등을 떠민다.
마지막에 가서는 더 가관이다.
인질로 잡혀있는 아이들 전부에게 자신의 힘을 나눠주어 본인처럼 싸울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차라리 아이들 부모를 데려가서 싸우게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제 자식 구하러 간다는데 가지 않겠다는 부모도 없겠거니와 애초에 아스가르드 국민들은 전 국민이 군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설정인데 굳이 아이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 이유도 모르겠다.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는 재밌기는 커녕 많은 의문과 허술한 구성으로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토르 4에서 아쉬웠던 연출들
색이 없는 행성에서의 연출이 가장 독보적으로 아쉬웠다. 무채색으로 인물과 배경을 보여주는 건 좋았지만 결투 장면이나 중간중간에 색이 보여지는 장면을 좀 더 화려하고 빠른 템포로 보여줬다면 분명 이 영화의 가장 큰 명장명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토르 3탄에서도 아쉬운 장면은 있었다. 바로 헬라와 발키리 군단의 전투씬인데 이 장면은 너무나 명장면이었기에 더 길게 보고 싶어서 아쉬웠다.
이렇게 한 두가지 기억에 확 남는 명장면만 있어도 영화 자체의 재미가 올라가고 다시 찾아보게 되는데 토르 4에서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지 않다. 그래도 남아있는 정 때문인지 크레딧 끝까지 다 보고 나왔다. 토르는 돌아온다 라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예전 같았으면 환호했겠지만 지금은 굳이 돌아올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