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
감독 : 매튜 본
출연 : 콜린 퍼스, 테런 에저튼, 사무엘 L 잭슨, 마이클 케인 등
킹스맨을 보게 된 이유
이전에 포스팅했던 데드풀도 그러했지만 킹스맨 역시 아무 생각 없이 관람했던 영화였다. 한창 직장생활로 힘들 때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은 늦은 밤 심야의 영화 한 편이었다. 늦겨울의 어느 날 밤에 심심한 마음에 동생에게 영화나 한 편 보러 가자 제안했다. 예매율 1위인 킹스맨을 예매하고 극장에 가면서도 이 영화의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갔다. 그야말로 백지상태로 영화를 관람했던 것이다. 아무런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가 두 가지가 있는데 너무 기대감이 높기에 조금이라도 미리 알게 되는 것이 싫어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 경우는 정말 영화에 대해 아무 기대감도 없고 영화에 대해 관심이 없기에 찾아보지 않는 경우였다.
이 영화의 경우는 두번째의 경우로 그저 영화가 보고 싶은데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예매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나의 인생영화가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한참 동안을 킹스맨에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만나게 된 것도 행운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영화를 한 번 보고 나면 쉽게 다른 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영화를 봐도 비교가 되어버리니 난감했다. 물론 이런 킹스맨 앓이는 이후에 킹스맨 2편을 보고 난 후에 많이 해소가 되었다
킹스맨의 자격
영화의 주인공인 에그시는 신체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며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고 있다. 에그시의 어머니는 동네 깡패들의 두목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들의 패거리는 매번 에그시를 괴롭히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반항기 가득한 에그시는 그들의 차를 훔쳐 달아나다가 다른 차와 충돌하며 경찰에 체포되게 되고 꼼짝없이 징역을 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취조실에 있던 에그시는 문득 어린 시절 자신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며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했던 어느 남자의 말을 기억해내고 목걸이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 된다.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 라는 이해하기 힘든 암호를 전달하자 곧 전화는 끊어졌고 놀랍게도 에그시는 무사히 경찰서를 나오게 된다.
그리고 에그시의 앞에 에그시 아버지의 전우이자 킹스맨 중 하나인 갤러해드로 활동하고 있는 해리가 나타난다. 해리는 에그시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에그시의 아버지 역시 킹스맨으로 작전 중 닥친 위기상황에 본인이 희생함으로써 해리를 포함한 동료들을 지켜냈던 것이었다. 해리와 에그시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마침 그곳에 에그시와 대립 관계인 깡패 무리가 등장한다. 그들은 에그시와 해리의 모습을 보고 비아냥대더니 자신들의 차를 훼손시킨 에그시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해리는 조용히 말로 해결해보려 하지만 그들은 해리를 남자 애인을 찾는 돈 많은 변태 취급을 한다. 그리고 여기서 이 영화가 가장 큰 명장면이 나온다. 조용히 술집의 출입문으로 향한 해리가 말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순식간에 깡패 무리들은 해리의 손에 참된 교육을 당하게 된다. 작전 중이 아닌 일반상황에서 킹스맨의 정체를 보이게 된 것이기에 해리는 에그시의 기억도 지우려 하지만 에그시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며 기억을 지우지 말아달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온 에그시는 양아버지이자 깡패 무리의 두목인 딘에게 폭행당하게 된다. 자신의 패거리를 공격한 놈이 누구인지 말하라는 딘의 압력에도 에그시는 꿋꿋하게 입을 다문다. 천만다행으로 이 모든 상황은 도청기를 통해 해리가 듣고 있었고 해리와 약속했던 것처럼 해리의 정체에 대해 절대 발설하지 않는 에그시는 킹스맨에 도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
킹스맨의 탄생
킹스맨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에그시는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게 된다. 선발에 참여한 학생들은 킹스맨들이 한 명씩 선발해서 데려온 최고의 엘리트들이었다. 에그시는 그들에 비해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지만 가장 중요한 자질만큼은 타고났다. 위기의 상황을 극복해내는 기지도 뛰어났고 동료들을 위하는 의리 또한 대단했다. 에그시가 받았던 테스트 중에 낙하산 미션이 있었는데 재밌는 사실은 이 장면은 원작과는 다르게 묘사되었다고 한다. 원작에서는 실제로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는 후보자가 사망하게 되는 내용이었다는데 영화에서는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본인의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는 낙하산인 줄 알고 에그시는 화를 냈지만 에그시의 낙하산 역시 정상적인 낙하산이었다. 오히려 모두가 진짜 낙하산이었고 사망자가 없었다는 영화상의 설정이 원작보다 더 좋았다.
그러나 에그시는 결국 마지막 테스트에서 탈락하게 되고 킹스맨이 되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이런 에그시에게 해리는 테스트는 단순한 테스트였을 뿐 에그시가 생각한 것처럼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테스트에서 탈락한 에그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해리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한번 킹스맨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킹스맨 내부까지 번진 비리를 알아챈 에그시는 이 사실을 다른 킹스맨들에게 전하고 이들과 함께 직접 악당들을 처단하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주인공 에그시를 중점으로 리뷰를 작성했지만 이 영화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너무나 많다. 캐릭터 하나씩을 리뷰하고 나열해도 하루 종일 글을 쓸 수 있다.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리뷰에 다 적지 못한 재밌는 장면들과 볼거리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의 인생영화이다.